시간과 열정을 쏟을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 아산 티처프러너
2017년, 제가 근무했던 중학교는 전교생이 3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였습니다. 주변에는 군부대와 작은 식당들이 들어섰을 뿐, 학생을 위한 교육 인프라는 거의 전무했습니다. 당시 이 작은 학교에서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업가정신 교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과서만 읽어 내려갔던 수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기업가정신 교육. 외부 특강, 창업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자 그 교육은 마치 마을 잔치가 되었습니다. 학생들과 주민까지 즐겁게 교육에 참여하기 시작하자, 동료 교사들 또한 기업가정신 교육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년 후,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고, 이전의 경험을 살려 더 많은 학생들과 기업가정신 교육 활동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푼 기대를 가지고 창업동아리를 개설하고, 학생들과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자 계획을 했지만, 이는 저의 잘못된 기대였다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업가정신 교육은 이미 계획되어 있던 학교 연간 운영계획에 반영되지 못했고, 학생들은 ‘창업’이라는 단어에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동료 교사들 또한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 행정업무 등으로 여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어떤 동료는 교육과정에 포함되지도 않은 기업가정신 교육을 왜 하는 것이냐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교사인 저부터 기업가정신에 대해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기업가정신 교육에 관련된 여러 수업을 기웃댔지만, 어느 한 곳도 답답한 마음을 완벽히 해결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티처프러너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저의 궁금증을 완벽히 풀어주기만을 바라며, 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산 티처프러너 과정은 기업가정신의 이론, 마인드셋은 물론이고 창업 이론에 대한 이해,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한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체계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전문가들로부터 아산의 기업가정신과 기업가정신의 필요성, 사회혁신에 미치는 영향까지 알차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학교 현장에 돌아가 학생들과 함께 기업가정신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커리큘럼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수확이었습니다.
저에게 약 7개월 간의 아산 티처프러너 활동은 대학원 수업을 들을 때보다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강사진과 열정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운영진의 마음을 생각하면 이 모든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과정에 참여했지만,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니 아쉬움과 시원함이 공존합니다.
학교로 돌아가면 기업가정신 교육을 적용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기업가정신은 몇몇 기회를 얻은 학생들만 배울 수 있는 그런 교육이 아닙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며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고, 이들이 보다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저도 노력할 것입니다.
아산 티처프러너에 도전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저는 이렇게 답해주고 싶습니다. “아산 티처프러너,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가정신에 대해 알고 싶다면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