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으로 학교를 살리고 싶다면? 아산 티처프러너를 추천합니다!
교직에 들어선 지 이십 년 만에 학교를 옮기고, 이듬해에는 진로 교사로 과목을 바꿨습니다. 큰 변화를 겪으며 저도 힘들었지만, 새로 옮긴 학교는 더 힘들었습니다. 사회 문화의 급변과 인구 절벽의 현실 속에서 특성화고는 몇 년 동안,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교직 생활 이십 년이 넘도록 외부 활동 한 번 안 하며 조용하게 살아왔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무엇이라도 배울게 없을까 고민하던 중, 진로 교사 연수에서 들었던 ‘기업가정신’이 떠올랐습니다. 이거라도 배워오면 좀 도움이 될까, 기업가정신을 가르쳐준다는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다가 아산 티처프러너 4기에 신청했습니다. 면접을 보던 날, 면접관과 나눴던 대화 내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산 티처프러너에 지원하신 목적이 뭐예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기업가정신을 잘 배워서 이걸로 우리 학교를 다시 살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산 티처프러너 7개월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첫 주부터 교육 내용이 정말 좋았습니다. 생소한 내용이었지만, 실력 있는 강사님들의 강의는 제게 새로운 도전과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열정으로 가득 찬 동기 선생님들과 함께 토론하고 참여하는 수업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한 여름 워크숍에서 ‘창업 이론과 실제’, ‘비즈니스 모델 발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 정신을 일깨웠고, ‘디자인씽킹 및 퍼실리테이션’ 활동은 남은 교직 생활에 가장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배울수록 제 무지가 드러났지만, 아무도 이를 꾸짖거나 비웃지 않았고 서로 격려하며 부족한 점을 채워갔습니다.
팀별로 기업가정신 커리큘럼 계발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학교 일정이 너무 바빠서 그 주에 제출해야 하는 팀별 과제에 손도 댈 수 없었습니다. 명색이 팀장인데도 아무 도움이 못 되어 걱정과 부담만 가득 안은 채, 학교 행사를 마치고 휴대폰 단톡방을 들여다보다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제게 아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커리큘럼을 수정해주신 우리 팀 선생님들, 어느 시인의 말을 인용하자면 ‘저를 키워준 8할은 동기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이었고, 그 따뜻한 선생님들과 ‘진짜 한 팀’이 되어 1월에 수료식 마치고, 미국으로 글로벌 스터디도 행복하게 다녀왔습니다.
벌써 4기 교육을 마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토요일이 되면 뭔가 허전하고 몸이 근질근질한 건 행복했던 작년 교육의 추억 때문이겠지요. 제 머릿속에는 이전에 없던 ‘도전’이란 단어가 생겼고, ‘나눔(pay it forward)’을 삶의 모토로 정했습니다. 더불어, 힘든 교직 생활의 든든한 조력자들도 얻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가졌던 의문과 결심, “기업가정신으로 학교를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요?” 이전에는 부족한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늘 투덜댔는데 올해엔 ‘부트스트래핑(현재 상황과 자원으로 어떻게든 해 본다)’을 바탕으로 불평보다는 해 보자는 말을 더 많이 합니다. 앉아서 걱정만 하기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개선하며 좋은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실천하는 학교! 아산 티처프러너를 통하여 저는 그런 꿈과 확신을 얻었고, 정신없이 바쁘지만 그 어느 해보다 기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